2017년에 처음만나 지금까지 알고 지내고 있는 친한 독일 친구가 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베트남계 독일인이다. 그때 당시 한양대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반년정도 공부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 후에 나는 영국 런던으로 가 직장을 다녔고, 그 친구는 학사를 마치고 석사을 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대 중 후반에 만나서 지금은 30대 초 중반이 되었으니 시간은 참 빠르고 인생은 짧은 것 같다.
아니 그런데 이번에 캐나다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는 시기에 이 친구도 전에 신청해놓았던 한국 워킹홀리데이를 온다는 거였다.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마지막으로 만난건 친구가 독일에 있을 때 며칠 런던으로 여행을 왔을 때 2018년 겨울이었으니 3, 4년 전이구나. 그날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귀국 후 어느 정도 이사 정리가 마무리된 후, 약속을 잡았다. 어느때나 그렇듯 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하면서 무한 수다나 떨자. (참고로 나는 결혼한 유부남이다) 식당을 정하는데 예전과 다르게 어려움이 있었다. 이유는 바로 그 친구가 코로나 시기부터 채식주의자가 되어버린 것. 그것도 채식주의자 단계에서도 가장 빡센 비건(Vegan)이라는 것. 난감했다.
비건은 오로지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이다. 꿀, 우유나 계란조차도 먹지 않는, 그래도 무정란은 드신다는 스님보다도 채식에 진심인 사람이다. 10년 넘게 채식주의자(Vegetarian)로 살고 있는 프랑스 친구가 있는데 그래도 그 친구는 계란이나 치즈는 먹던데 이 친구는 굉장히 엄격한 사람인 것이다. 친구가 이미 가본 곳이 몇군데 있어서 그 중에 고른 곳, 신당역 비건 식당 '고사리 익스프레스'
* 채식주의자도 여러 유형이 있다? - 알아보기
신당역 중앙시장 비건 맛집 고사리 익스프레스
이 식당을 고른 이유는 주 재료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고사리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외가 할아버니, 할머니 산소에 가면 주변에 고사리가 나 좀 캐주세요 하고 예쁘게 서 있어 어머니와 함께 갈 때 종종 고사리를 꺽으러 다녔었다. 그리고 나는 육개장을 좋아하는데 건더기에 항상 고사리가 있어서 좋았다. 이미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도 비건 식당 중에서도 맛집으로 소문이 나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알게 된 식당이냐고 물으니 외국인들을 타겟으로 한 SNS가 있는데 소개가 되어 사람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비건 음식으로 유명한 곳. 식당에 들어서니 테이블 몇개와 바 형식으로 된 자리가 다였다. 내부는 깔끔했고 1인, 2인 자리가 많았다.
이날 눈이 많이 왔었는데 앞에 눈을 치우시는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분위기도 좋았다.
신당역 고사리 익스프레스, 고사리 클래식
삶은 고사리, 표고버섯이 들어간 온면이다. 추운날 따뜻하게 국물있는 면 요리를 먹고 싶을 때 채식주의자라면 최고의 메뉴일 것 같다. 구수한 국물에 고사리, 표고버섯의 향을 깊게 느낄 수 있어서 맛있게 먹었던 고사리 클래식.
신당역 고사리 익스프레스, 고사리 누들 떡볶이
고사리가 가지고 있는 그 깊은 향과 식감, 페이스트 소스가 잘 버무려져서 너무 맛있게 먹었던 메뉴이다. 개인적으로 궁중 떡볶이 느낌이 났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고를 메뉴 고사리 누들 떡볶이. 간이 약간은 세서 맛에 예민한 분들에게는 좀 짤 수 있다. 짜게 먹는 스타일인 나에게는 딱이었다.
신당역 고사리 익스프레스, 칠리 소스와 전병
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라며 주문한 전병. 달콤하면서 매콤한 디핑 소스가 포인트이다. 바삭하게 구워진 전병에 소스를 적당히 얹어서 먹으면 멕시코의 나초를 한방에 발라버리는 그런 맛이다. 먹어보자마자 왜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전병.
신당역 고사리 익스프레스, 완탕
쉽게 말해서 만두국이다. 물론, 채식 만두일 것이고 국물이 고사리를 푹 삶아 우려낸 특이하면서도 특별한 메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밥은 한그릇 주문해서 만두를 다 먹은 뒤 말아서 국밥처럼 마무리하면 정말 배부르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비건 음식점인데 비건 음식의 종류가 위에 소개한 것 보다 훨씬 많이 준비되어있다. 이 3가지 메뉴를 제외하고도 알배추 구이, 고사리 들깨 비빔면 등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더 있었는데 음식 양이 꽤 많은 편이라 남길 것 같아 다음에 먹기로 하였다. 비건 음식이 이렇게 다양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한번씩은 이렇게 비건 음식점에서 한끼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방문에는 알배추 구이는 이미 예약이다. 내가 좋아하는 고사리가 듬뿍 들어가 있었던 신당역 비건 맛집, 음식점 '고사리 익스프레스'
* 고사리 익스프레스 위치 확인하기 - 바로 가기
* 집에서 보는 것 같은 프라이빗한 영화 관람, CGV 프라이빗 박스 - 링크 바로 가기
* 구로구청의 삼겹살, 껍데기 맛집 중의 맛집, 대한돈립 - 링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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